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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좋아했지만 구스타프 말러에 대해 알게 된건 십년도 되지 않았어요.
처음 말러를 알게 된건 남편을 만나고 나서였어요. 연애시절 남편이 즐겨듣던 말러의 교향곡들.
그때는 그게 어찌나 멋져보였는지. ㅎㅎ
그 중 교향곡 5번이 너무 좋아 듣고 또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절망적이고 비관적으로 느껴졌던 곡들이 아련한 느낌으로 왜 그리도 와닿았는지 모르겠어요.
아직도 깊이 있게 음악을 알지는 못하지만
말러의 교향곡들을 들으면 울컥하며 벅찬 감동이 느껴집니다.
말러가 자신의 삶과 음악을 밀접하게 연결시킨만큼
인간의 보편성이라는 측면에서 저도 자유롭지 못한 모양입니다.
며칠 전 새로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을 맡은 오스모 벤스케의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듣고 왔어요.
명성대로 오스모 벤스케의 능력이 탁월해 보였지만, 무엇보다도 겸손함과 리더쉽이 돋보였어요.
인간의 존재 이유와 죽음에 대한 말러의 고민이 담긴 교향곡2번.
단원들의 연주는 물론 메조소프라노 카트리오나 모리슨과 소프라노 시오반 스타그의 노래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흐르던 눈물. 말러의 곡은 우리의 인생 자체라는 생각이 드네요.
4악장 ‘원광’
오 붉은 장미여!
인간은 크나큰 고난 속에 있다.
인간은 크나큰 고뇌 속에 있다.
나는 천국에 도달하고 싶다.
천국을 향하던 넓은 길에서
한 작은 천사가 나를 돌려 보내려 하는구나.
아! 나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신으로부터 왔기에 신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따듯한 나의 신은 나에게 빛을 주실것이요,
영원하고 행복한 영생을 향해 빛을 밝혀 주실 것이다.
5악장 ‘부활’
부활하리라,
짧은 안식 후에
나의 죽은 육신은 부활하리라!
그대를 부른 이는
그대를 불멸의 삶으로 인도하리라.
그대는 새롭게 피어 오른다!
수확의 신이 성큼 가버리면
우리는 볏단과도 같이 죽어
하나로 맺으리라!
오 믿음을 가지라, 내 영혼이여
그대가 잃은 것,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대가 갈구하던 것이 모두 그대 것이다!
사랑한 것, 싸워 쟁취한 것
모든 것을 갖고 있지 않은가!
오 믿음을 가지라,
그대의 탄생은 헛되지 않다.
그대의 존재, 고통 모두 헛되지 않음을 믿으라!
피조물은
멸하기 마련이고
멸한 것은 다시 부활하기 마련이다!
이제 두려움을 버리고
부활할 준비를 갖추라!
오, 모든 사물에 스며있는 고통!
모든것을 멸하는 죽음.
이제 그 망령에서 벗어나
그것마저 내 손아귀에 넣었다!
쟁취한 날개를 달고
타는 듯한 사랑의 열망 속에서
어느 누구의 시선도 미칠 수 없는
빛을 향해 치솟아 오르리!
내가 받은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리!
나는 살기 위해 죽으리라!
부활하리라,
내 영혼이여. 너는 일순간 다시 부활하리라!
그대가 받은 고통
그것이 그대를 신에게 인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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